이번 문서의 목표: 이 문서를 다 읽으면 신호의 증폭·손실을 데시벨(dB)로 손 계산하고, 주파수·주기·파장·위상의 관계식을 서로 변환하며, 교류 신호를 다룰 때 왜 복소수가 필요한지 설명할 수 있다.
왜 통신 계산에는 이 수학이 먼저 필요한가
정보통신기사 필기의 “정보전송일반” 과목은 변조·다중화·전송선로처럼 거의 전부 계산 문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계산 문제들은 전부 세 가지 수학 도구 위에 서 있습니다. 신호의 세기 변화를 다루는 로그와 데시벨, 신호의 파형 자체를 다루는 삼각함수, 그리고 교류 신호의 크기와 위상을 한 번에 다루는 벡터·복소수입니다. 이 세 가지를 여기서 확실히 잡아 두지 않으면, 06편부터 나오는 변조·다중화·전송선로 계산에서 공식은 외웠는데 손이 멈추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쉽게 말하면: 이 편은 통신 계산 전용 계산기를 손에 익히는 시간입니다. 뒤에 나오는 모든 편이 이 계산기를 빌려 씁니다.
1. 로그(log) 복습 — 데시벨 계산의 재료
로그(log, logarithm)는 지수의 반대 연산입니다. “밑을 몇 번 곱해야 이 수가 되는가”를 답합니다.
- 밑 : 곱할 수
- 진수 : 만들고 싶은 결과
- 값 : 10을 세 번 곱하면 1000이 되므로 3
통신 계산에서는 밑이 10인 상용로그(common logarithm)만 쓰므로, 이 문서 전체에서 는 을 뜻합니다. 데시벨 계산에 실제로 쓰이는 로그 법칙은 세 가지뿐입니다.
| 법칙 | 식 | 뜻 |
|---|---|---|
| 곱셈 → 덧셈 | 곱셈이 로그를 통과하면 덧셈이 된다 | |
| 나눗셈 → 뺄셈 | 나눗셈이 로그를 통과하면 뺄셈이 된다 | |
| 거듭제곱 → 곱셈 | 지수가 로그 앞으로 내려와 곱셈이 된다 |
왜 이 법칙이 통신에서 중요한가: 신호가 여러 구간(케이블·증폭기·커넥터)을 지나면 세기는 원래 곱셈으로 누적됩니다(구간마다 몇 배씩 줄거나 늘어나므로). 그런데 로그를 씌우면 이 곱셈이 덧셈으로 바뀝니다. 데시벨이 통신에서 표준 단위로 쓰이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여러 구간을 지난 신호의 총 변화량을 곱셈이 아니라 덧셈·뺄셈만으로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데시벨(dB) — 통신에서 가장 많이 쓰는 단위
쉽게 말하면: 데시벨은 신호가 몇 배로 커지거나 작아졌는지를, 곱셈 대신 덧셈으로 계산할 수 있게 바꿔주는 압축 단위입니다.
정의
데시벨(dB, decibel)은 두 전력(power, 파워)의 비율을 로그로 표현한 단위입니다.
- : 비교하려는 전력(예: 출력 전력)
- : 기준 전력(예: 입력 전력)
- 앞의 : “데시(deci)“가 10분의 1을 뜻하는 접두어이기 때문에 벨(bel, 벨 단위) 값에 10을 곱해 데시벨을 만든다
전압이나 전류처럼 전력이 아닌 값을 비교할 때는 계수가 20으로 바뀝니다. 전력은 전압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자주 틀리는 점: 전력 비율은 10 log, 전압·전류 비율은 20 log를 씁니다. 문제에 “전력이 100배”라고 나오면 10을 곱하고, “전압이 100배”라고 나오면 20을 곱해야 합니다. 이 둘을 바꿔 쓰는 실수가 기출에서 가장 흔한 함정입니다.
증폭(이득) 계산 — 손으로 끝까지
신호가 증폭기를 지나며 전력이 100배로 커졌다면 dB로 몇 인가.
1단계 — 비율 정리
2단계 — 로그 적용
3단계 — 10 곱하기
해석: 전력이 100배가 되는 것은 +20dB로 표현됩니다. 이렇게 곱셈으로 세면 자릿수가 계속 늘어나는 값(10배, 100배, 1000배…)이 데시벨에서는 10, 20, 30처럼 10씩 증가하는 값으로 바뀝니다. 이것이 데시벨이 “큰 범위를 다루는 압축 단위”라고 불리는 이유입니다.
손실(감쇠) 계산 — 손으로 끝까지
신호가 케이블을 지나며 전력이 원래의 1000분의 1로 줄었다면 dB로 몇 인가.
1단계 — 비율 정리
2단계 — 로그 적용
3단계 — 10 곱하기
해석: 전력이 줄어드는 손실(loss, 감쇠)은 음수 dB로 나타납니다. 통신 회선에서 “감쇠 30dB”라고 말하면, 실제로는 이 계산의 부호를 뒤집어 손실을 표현한 것뿐입니다.
여러 구간을 지날 때 — 덧셈으로 합산
신호가 다음 순서로 지나갑니다. 케이블 손실 -3dB, 증폭기 이득 +17dB, 커넥터 손실 -1dB.
1단계 — 구간별 dB를 그대로 더한다
2단계 — dB를 다시 배율(비율)로 되돌린다
역으로 배율을 구하려면 위 정의식을 반대로 풀어야 합니다.
해석: 세 구간을 곱셈으로 계산하면 처럼 지수 계산이 번거롭지만, dB로는 -3+17-1=13을 더하기만 하면 끝납니다. 그리고 최종 배율이 필요하면 마지막에 한 번만 로 되돌리면 됩니다. 신호는 최종적으로 약 19.95배 커진 상태로 수신됩니다.
절대 단위 dBm — 기준이 있는 데시벨
dB 자체는 비율이라 “몇 배 커졌는가”만 말할 뿐, 실제 전력이 얼마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실제 전력값을 나타내려면 기준을 고정한 절대 단위가 필요합니다. 통신에서 가장 흔한 것이 dBm으로, 1밀리와트(mW)를 기준(0dBm)으로 삼습니다.
계산 예시: 송신 전력이 1와트(W)일 때 dBm은?
1단계 — 단위를 mW로 통일
2단계 — 정의식 대입
해석: 1와트는 30dBm입니다. 이렇게 절대 전력에 기준을 붙여 두면, 앞서 배운 “구간별 dB를 더하는” 계산을 그대로 이어서 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0dBm으로 송신한 신호가 13dB만큼 커졌다면, 수신 전력은 이 됩니다. 자주 틀리는 점: dB는 순수 비율(단위 없음)이고, dBm·dBW는 절대 전력값(기준이 있음)입니다. “dB”와 “dBm”을 같은 것으로 혼동해 그냥 더하거나 빼면 안 됩니다 — dBm끼리는 뺄셈으로 dB(비율)를 얻을 수 있지만, dB에 dB를 더해 dBm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3. 삼각함수와 위상·주기·주파수·파장의 관계
쉽게 말하면: 통신 신호는 결국 시간에 따라 오르내리는 물결이고, 그 물결의 생김새를 숫자로 표현하는 언어가 삼각함수입니다.
사인파와 각도·라디안
통신에서 다루는 기본 신호는 사인파(sine wave)입니다.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점의 세로 좌표가 시간에 따라 그리는 궤적이 사인 함수 입니다. 각도는 도(degree)로도, 라디안(radian, 호도법)으로도 잴 수 있습니다. 라디안은 반지름과 같은 길이의 호(arc, 원둘레의 일부)가 만드는 각도를 1라디안으로 정의합니다. 원 한 바퀴(360도)는 라디안입니다.
통신 공식은 대부분 라디안 단위를 기본으로 씁니다. 예를 들어 90도는 라디안, 180도는 라디안입니다.
주기·주파수·각주파수
- 주기(period, ): 파형이 한 번 반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초 단위)
- 주파수(frequency, ): 1초 동안 반복되는 횟수(헤르츠, Hz 단위)
- 각주파수(angular frequency, , 오메가): 1초 동안 회전하는 각도(라디안 단위)
이 셋은 다음 관계로 묶여 있습니다.
계산 예시: 주기가 0.01초인 신호의 주파수와 각주파수는?
1단계 — 주파수
2단계 — 각주파수
해석: 이 신호는 1초에 100번 반복되고(100Hz), 그동안 총 628.3라디안(약 100바퀴)을 회전한 것과 같습니다. 자주 틀리는 점: (주파수, 단위 Hz)와 (각주파수, 단위 rad/s)는 값이 다릅니다. 에는 항상 가 곱해져 있다는 것을 잊고 둘을 같은 값으로 대입하는 실수가 흔합니다.
위상
위상(phase, , 파이)은 사인파가 기준 시점(t=0)에서 얼마나 “밀리거나 당겨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각도입니다. 일반적인 사인파 신호는 다음과 같이 씁니다.
- : 진폭(amplitude, 파형의 최대 높이)
- : 시간 가 지나면서 누적된 각도
- : 위상(초기 시점의 밀림 정도)
생활 비유로는 같은 노래를 부르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반 박자 늦게 시작하는 상황이 위상차입니다. 두 신호의 진폭과 주파수가 완전히 같아도 위상이 다르면 서로 다른 시점에 봉우리(peak, 최고점)가 나타납니다. 이 위상차 개념은 07편의 위상변조(PM)와 PSK를 이해하는 데 그대로 쓰이므로 여기서 확실히 잡아 둡니다.
파장과 전파속도
파장(wavelength, , 람다)은 파동이 한 주기 동안 실제로 나아가는 거리입니다. 전자기파가 진공(또는 공기)에서 나아가는 속도인 빛의 속도(전파속도, )는 초당 약 미터로 일정합니다.
- : 파장(미터, m)
- : 전파속도, 약
- : 주파수(Hz)
계산 예시: 주파수 100MHz(FM 라디오 대역)의 파장은?
1단계 — 단위 정리
2단계 — 공식 대입
해석: 100MHz 신호의 파장은 3미터입니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파장은 짧아진다는 반비례 관계를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관계는 09편에서 안테나 길이와 전파 특성을 계산할 때 그대로 다시 쓰입니다.
4. 벡터와 복소수의 초급 감각
쉽게 말하면: 교류 신호는 크기 하나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고, 크기와 방향(위상)을 함께 표현해야 합니다. 그 표현 도구가 벡터와 복소수입니다.
왜 필요한가
직류(DC) 신호는 숫자 하나(전압값)로 충분히 설명됩니다. 그런데 교류(AC)나 통신 신호는 시간에 따라 크기가 오르내리고, 여러 신호를 더할 때는 위상차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두 신호를 그냥 숫자로 더하면 위상 정보가 사라지므로, 크기(magnitude)와 방향(각도)을 한 쌍으로 갖는 값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벡터이고, 통신·회로 계산에서는 이를 복소수로 표현한 페이저(phasor)로 다룹니다.
복소수의 두 가지 표현
복소수는 실수부와 허수부로 이루어진 수입니다.
- : 실수부(real part)
- : 허수부(imaginary part)
- : 허수 단위(). 전기·통신 분야에서는 가 전류 기호와 겹치므로 관례적으로 를 씁니다
이 복소수는 좌표평면 위의 한 점으로 그릴 수 있고, 같은 점을 “크기와 각도”로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극형식(polar form)이라 합니다.
- : 크기(magnitude, 원점에서 그 점까지의 거리)
- : 각도(그 점이 실수축에서 얼마나 회전했는지)
직교좌표 → 극형식 변환 — 손으로 끝까지
복소수 를 극형식으로 바꿔 보겠습니다.
1단계 — 크기 구하기(피타고라스 정리)
2단계 — 각도 구하기(역탄젠트)
해석: 는 크기 5, 각도 약 53.1도인 벡터와 같습니다. 실수부 3은 “동쪽으로 3만큼”, 허수부 4는 “북쪽으로 4만큼” 이동한 것에 비유할 수 있고, 이 둘을 합친 실제 이동 거리(대각선)가 5, 방향이 53.1도인 것입니다. 07편의 QAM(직교진폭변조)에서 신호를 좌표평면 위의 점으로 나타낼 때, 그리고 09편의 임피던스 계산에서 이 변환을 그대로 다시 사용합니다.
핵심 정리
- 로그의 곱셈→덧셈, 나눗셈→뺄셈 법칙 덕분에, 통신에서는 신호 세기의 곱셈적 변화를 데시벨(dB)이라는 덧셈 단위로 바꿔 계산한다.
- 전력비는 , 전압·전류비는 을 쓴다. dB는 상대 비율, dBm·dBW는 절대 전력값이다.
- 여러 구간을 지난 신호의 총 dB는 각 구간의 dB를 그대로 더하면 되고, 실제 배율이 필요하면 으로 마지막에 한 번만 되돌린다.
- , , 세 관계식으로 주기·주파수·각주파수·파장을 서로 변환할 수 있다. 주파수가 높을수록 파장은 짧아진다.
- 위상(phase)은 사인파가 기준 시점에서 얼마나 밀려 있는지를 나타내며, 위상변조·PSK·QAM을 이해하는 기초가 된다.
- 복소수는 직교좌표()와 극형식()으로 서로 변환할 수 있으며, 이는 교류 신호와 통신 임피던스 계산에서 크기와 위상을 함께 표현하는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