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문서의 목표: 이 파일을 다 읽으면 집합·논리 기호를 소리 내어 읽을 수 있고, “만약 ~라면 ~다” 형태의 수학 문장에서 역·이·대우를 만들고 참·거짓을 판단할 수 있다.
왜 기호부터 다시 잡아야 하나
독학사(독학학위제) 일반수학 시험 문제는 문장이 아니라 기호로 쓰인다. 예를 들어 “이고 이면 이다”라는 한 줄에는 기호가 세 종류나 들어 있다. 이 기호들의 뜻을 하나라도 놓치면, 정작 계산은 쉬운데 문제를 읽지 못해서 틀리는 일이 생긴다.
쉽게 말하면: 수학 기호는 특정 문장을 짧게 줄인 약속이다. 기호 하나하나를 우리말 문장으로 바꿔 말할 수 있으면 절반은 끝난 것이다.
이 편은 계산을 다루지 않는다. 대신 05편(집합과 명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할 기호·문장 구조를 미리 익혀, 뒤에서는 “이 기호가 뭐였더라”에 멈추지 않고 바로 개념과 계산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집합을 나타내는 기호
집합(set)은 “범위가 분명한 대상들의 모임”이다. 예를 들어 “1부터 5까지의 자연수”는 모임의 조건이 분명하므로 집합이지만, “키가 큰 사람들의 모임”은 “큰”의 기준이 사람마다 달라 수학적 집합이 아니다.
집합을 표기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 원소나열법: 원소를 중괄호 안에 직접 쓴다. 예:
- 조건제시법: 원소가 만족할 조건을 써서 나타낸다. 예: (세로줄
|은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으로 읽는다)
집합을 다룰 때 가장 자주 쓰는 기호를 표로 정리한다.
| 기호 | 읽는 법 | 뜻 | 예시 |
|---|---|---|---|
| ”원소이다”, “속한다” | 왼쪽 대상이 오른쪽 집합의 원소임 | (3은 이 집합의 원소다) | |
| “원소가 아니다” | 왼쪽 대상이 오른쪽 집합의 원소가 아님 | ||
| ”부분집합이다”, “포함된다” | 왼쪽 집합의 모든 원소가 오른쪽 집합에도 있음 | ||
| ”합집합”, “또는” | 두 집합의 원소를 모두 합친 집합 | ||
| ”교집합”, “그리고” | 두 집합에 공통으로 들어 있는 원소만 모은 집합 | ||
| ”공집합” | 원소가 하나도 없는 집합 | ||
| ”A의 여집합” | 전체집합에서 A를 뺀 나머지 | 전체가 이고 이면 |
이 기호들의 계산 규칙(포함관계 판정, 합집합·교집합 문제 풀이)은 05편(집합과 명제)에서 예제와 함께 다룬다. 여기서는 기호를 보면 바로 읽을 수 있는 것까지만 목표로 한다.
비유: 집합 기호는 벤 다이어그램을 말로 옮긴 것과 같다. 은 두 원(동그라미)을 합쳐 칠한 영역, 은 두 원이 겹치는 부분만 칠한 영역을 가리킨다고 생각하면 기호와 그림이 바로 연결된다.
논리 기호: 그리고·또는·아니다·그러면
명제(proposition)는 참(true) 또는 거짓(false)이 명확하게 정해지는 문장이다. “3은 홀수이다”는 참이 명확한 명제이지만, “3은 큰 수이다”는 참·거짓을 정할 기준이 없어 명제가 아니다.
여러 명제를 묶어서 더 복잡한 명제를 만들 때 아래 기호를 쓴다.
| 기호 | 이름 | 읽는 법 | 뜻 |
|---|---|---|---|
| 논리곱(conjunction) | “그리고”, “이고” | 앞뒤 명제가 둘 다 참일 때만 전체가 참 | |
| 논리합(disjunction) | “또는” | 앞뒤 명제 중 하나라도 참이면 전체가 참 | |
| (또는 ) | 부정(negation) | “아니다” | 명제의 참·거짓을 뒤집음 |
| 조건문(implication) | “이면”, “그러면” | 앞 명제가 참일 때 뒤 명제도 반드시 참 | |
| 쌍조건문(biconditional) | “일 때만”, “필요충분조건” | 양쪽 명제의 참·거짓이 항상 같음 |
와 가 참·거짓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표로 명확히 눈에 익혀 두어야 한다. 아래는 명제 , 가 각각 참(T) 또는 거짓(F)일 때 와 의 값이다.
| T | T | T | T |
| T | F | F | T |
| F | T | F | T |
| F | F | F | F |
자주 틀리는 점: 일상 언어의 “또는”은 흔히 “둘 중 하나만”의 뜻으로 쓰인다(예: “짜장면 또는 짬뽕” — 둘 다 시키지 않는다는 뜻으로 흔히 쓴다). 그러나 수학의 는 둘 다 참인 경우도 참으로 포함한다(표에서 T, T일 때도 결과가 T). 이 차이 때문에 “가 거짓이려면 , 가 모두 거짓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놓치는 실수가 많다.
조건문 와 참·거짓
시험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문장 구조는 “이면 이다”, 기호로 다. 이때 를 가정, 를 결론이라 부른다.
가 거짓이 되는 경우는 딱 하나뿐이다. 가정 가 참인데 결론 가 거짓인 경우다. 그 외의 모든 경우(가정이 거짓인 경우 포함)는 조건문 전체를 참으로 본다.
| T | T | T |
| T | F | F |
| F | T | T |
| F | F | T |
자주 틀리는 점: “가정이 거짓이면 조건문 전체도 거짓 아닌가?”라고 잘못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수학적 정의상 가정이 거짓이면 결론과 무관하게 조건문은 항상 참으로 처리한다. 예를 들어 “어떤 실수 에 대해 이면 이다”라는 문장은 가정 을 만족하는 실수가 아예 없으므로(가정이 항상 거짓), 이 조건문 자체는 참인 문장으로 취급된다. 실제 시험에서는 이런 극단적 사례보다 “가정을 만족하는 대상이 있을 때 결론이 실제로 성립하는가”를 묻는 문제가 대부분이지만, 참·거짓 정의 자체를 묻는 문항이 나오면 이 규칙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역·이·대우: 같은 재료로 만드는 세 가지 문장
원래 조건문 가 있을 때, 이를 재료로 세 가지 새로운 문장을 만들 수 있다.
| 이름 | 기호 | 문장 형태 |
|---|---|---|
| 역(converse) | 가정과 결론을 서로 바꾼다 | |
| 이(inverse) | 가정과 결론을 각각 부정한다 | |
| 대우(contrapositive) | 역을 만들고, 그 가정과 결론을 각각 부정한다 |
이 네 문장의 관계를 흐름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여기서 시험에 가장 자주 나오는 핵심 성질은 다음 하나다.
원래 명제와 대우는 참·거짓이 항상 일치한다. 반면 원래 명제와 역(또는 이)의 참·거짓은 서로 무관하다 — 하나가 참이어도 다른 하나는 참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
예시로 직접 확인하기
명제: “이면 이다.” (: , : )
- 원래 명제 (): 이면 이므로 참이다.
- 역 (): “이면 이다.” 그런데 일 때도 이지만 는 아니다. 반례가 존재하므로 거짓이다.
- 이 (): “이면 이다.” 는 가 아니지만 이므로 이 문장도 반례가 있어 거짓이다. (이는 역의 대우이므로 역과 참·거짓이 항상 같다.)
- 대우 (): “이면 이다.” 라는 것은 가 도 도 아니라는 뜻이므로, 당연히 다. 참이다. (원래 명제가 참이므로 대우도 참 — 규칙과 일치한다.)
이 예시에서 원래 명제(참)와 대우(참)는 결과가 일치했고, 역(거짓)과 이(거짓)도 서로 일치했다(역과 이는 서로 대우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 성질은 이후 05편에서 “필요조건·충분조건”을 판단할 때, 그리고 12편 이후 “정의역 조건”을 뒤집어 확인할 때 그대로 재사용된다.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그리고
가 참일 때, 이 관계를 다음과 같이도 부른다.
- 는 이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p 하나만 있으면 q가 성립하기에 충분하다)
- 는 이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p가 성립하려면 최소한 q는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와 그 역 가 모두 참이면, 와 는 서로 필요충분조건이며 이를 로 쓴다. “일 때만 이고, 일 때만 이다”로 읽는다.
쉽게 말하면: 화살표가 한쪽으로만 성립하면 “충분·필요” 중 하나, 양쪽 다 성립하면 “필요충분(동치)“이다.
핵심 정리
- 집합 기호 은 벤 다이어그램의 “포함”, “합침”, “겹침”, “빈 영역”과 바로 대응한다.
- (그리고)는 둘 다 참일 때만, (또는)는 하나라도 참이면 전체가 참이 된다. 특히 는 둘 다 참인 경우도 참에 포함한다.
- 는 “가정이 참인데 결론이 거짓”인 경우에만 거짓이고, 나머지 경우는 모두 참이다.
- 원래 명제와 대우는 참·거짓이 항상 일치한다. 역과 이는 서로 대우 관계이므로 참·거짓이 항상 일치하지만, 원래 명제와는 무관하다.
- 가 참이면 는 충분조건, 는 필요조건이며, 역도 참이면 필요충분조건(동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