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문서의 목표: 이 문서를 다 읽으면 무한히 많은 항을 더하는 급수가 언제 하나의 유한한 값으로 정리되는지 판단하고, 등비급수의 합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08편에서 등차수열·등비수열의 부분합(partial sum, 앞에서부터 몇 개 항만 더한 값) 공식을 다뤘다. 그런데 항이 유한 개가 아니라 끝없이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이 편에서는 항을 무한히 더하는 급수(series, 수열의 항들을 계속 더한 것)를 다룬다. 언뜻 보면 무한히 더하면 무조건 무한대로 커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특정 조건 아래에서 급수가 하나의 유한한 숫자로 “정리”되는 경우가 있다. 독학사 시험에서는 이 판별 조건과 등비급수의 합 계산이 핵심으로 나온다.
무한급수란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수열의 항을 끝없이 계속 더한 것을 무한급수라 하고, 그 합이 하나의 숫자로 정해지면 “수렴한다”고 한다.
수열 의 모든 항을 차례로 더한 식을 무한급수(infinite series)라 하고 다음과 같이 쓴다.
- : 시그마(sigma), “다음에 오는 것을 모두 더하라”는 뜻의 기호
- : 더하기 시작하는 항의 번호(아래 첨자)
- : 무한대(infinity), 항을 끝없이 더한다는 뜻(위 첨자)
- : 더해지는 수열의 번째 항
이 무한한 덧셈을 직접 다룰 수는 없으므로, 부분합을 이용해 우회한다. 첫 개 항까지의 부분합을 이라 하자. 을 1, 2, 3, …으로 점점 키워 가면서 이라는 수열 자체가 어떤 값에 점점 가까워지는지를 관찰한다.
쉽게 말하면: 무한급수의 합은 “부분합들의 수열”이 어디로 다가가는지를 보고 정한다.
만약 이 한없이 커질 때 이 어떤 고정된 숫자 에 한없이 가까워지면, 그 무한급수는 로 수렴(converge, 한 값으로 모여든다)한다고 하고 다음처럼 쓴다.
반대로 이 특정 값에 다가가지 않고 한없이 커지거나, 값이 이리저리 진동해서 하나로 정해지지 않으면 그 급수는 발산(diverge, 한 값으로 모이지 않는다)한다고 한다.
예시로 감을 잡아 보자. 인 수열, 즉 을 계속 더해 보자.
부분합이 로 점점 1에 가까워지는 것이 보인다. 실제로 이 급수는 정확히 1로 수렴한다(뒤에서 등비급수 공식으로 다시 확인한다). 반면 (항상 1을 더하는 수열)의 경우 이 되어 이 커질수록 한없이 커지므로 발산한다.
등비급수의 수렴·발산 판별
쉽게 말하면: 등비수열을 무한히 더한 것이 등비급수이고, 공비의 절댓값이 1보다 작을 때만 수렴한다.
등비급수(geometric series)는 등비수열 을 무한히 더한 것이다.
08편에서 구한 등비수열의 부분합 공식을 다시 가져오면 다음과 같다(일 때).
이 식에서 을 한없이 키울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전적으로 이 어떻게 되는지에 달려 있다. 공비의 크기(절댓값)에 따라 세 가지 경우로 나뉜다.
| 공비 의 범위 | 일 때 | 급수 결과 |
|---|---|---|
| (즉 ) | 0에 한없이 가까워짐 | 수렴 |
| 항상 1 (변화 없음) | 발산(각 항이 로 고정, 무한히 더하면 무한대) | |
| 이고 | 0에 가까워지지 않음(진동하거나 무한히 커짐) | 발산 |
일 때는 이 0에 한없이 가까워지므로, 부분합 공식에서 자리에 0을 대입한 것과 같은 값으로 정리된다.
- : “리미트, 이 한없이 커질 때의 극한값”(10편에서 극한의 정의를 더 자세히 다룬다)
- : 첫째항
- : 공비, 이어야 이 공식을 쓸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한 등비급수의 합 공식은 다음과 같다.
앞에서 본 예시로 검산하자. 은 첫째항 , 공비 인 등비급수다(이므로 수렴 조건을 만족한다).
앞서 부분합을 직접 더했을 때 까지 1에 점점 가까워지던 관찰과 정확히 일치한다(검산 완료).
예시 — 공비가 음수인 경우. 첫째항 4, 공비 인 등비급수의 합을 구해 보자. 공비의 절댓값 이 1보다 작으므로 수렴한다.
분모를 먼저 정리한다.
대입해서 나눗셈을 완료한다.
검산. 첫 몇 개 항을 직접 나열하면 이다. 부분합을 계산하면 , , , 으로 3을 사이에 두고 점점 좁혀 들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공식으로 구한 3과 방향이 일치한다(검산 완료).
발산하는 경우도 확인해 보자. 공비 인 등비급수 는 이므로 발산한다. 실제로 부분합은 로 끝없이 커지기만 하고 어떤 값에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이런 경우 등비급수 합 공식 을 억지로 대입하면 안 된다 — 공식 자체가 일 때만 성립하기 때문이다.
비교를 통한 수렴 직관
쉽게 말하면: 항의 크기가 이미 아는 수렴하는(또는 발산하는) 급수보다 작은지 큰지를 비교해서 수렴 여부를 짐작할 수 있다.
독학사 수준에서는 복잡한 수렴 판정법(비율판정법, 적분판정법 등)까지 요구하지 않지만, 항의 크기를 비교하는 직관은 알아 두는 것이 좋다. 기본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 어떤 급수 의 각 항이, 이미 수렴한다고 알고 있는 급수 의 각 항보다 항상 작거나 같다면(), 도 수렴한다. “더 작은 것들의 합이 유한하면, 그보다 큰 것도 유한하니 작은 쪽은 당연히 유한하다”는 상식적인 방향이다.
- 반대로 의 각 항이 발산한다고 알고 있는 급수 의 각 항보다 항상 크거나 같다면(), 도 발산한다.
예시. 이 수렴하는지 직관적으로 판단해 보자. 이 급수의 각 항을 이미 수렴을 알고 있는 등비급수 과 비교한다. 분모에 이 더해졌으므로 분모가 더 커지고, 분모가 커지면 분수 값은 더 작아진다.
이 위에서 1로 수렴함을 이미 확인했고, 의 각 항이 그보다 항상 작으므로, 비교 원리에 의해 도 수렴한다(구체적인 합의 값까지는 이 방법으로 구할 수 없고, “수렴한다”는 사실만 알 수 있다).
독학사 수준의 계산 예제
예제 1. 의 값을 구하라.
이 급수는 일 때 이 첫째항이 되는 등비급수로, 첫째항 , 공비 이다. 이므로 수렴한다.
검산. 첫 4개 항을 직접 더하면 로 아직 4에는 못 미치지만, 항이 계속 작아지는 양수를 더하는 중이므로 값이 점점 4로 다가가는 추세와 방향이 일치한다(부분합이 항상 증가하면서 4를 넘지 않는다는 성질도 성립한다).
예제 2. 첫째항이 이고 공비가 인 등비급수의 합을 구하라.
검산. 첫 3개 항을 나열하면 이고 부분합은 , , 로 점점 에 가까워지는 방향이 맞다(검산 완료).
예제 3(순환소수를 분수로). 등비급수는 순환소수를 분수로 바꾸는 데도 쓰인다. 을 분수로 바꿔 보자. 이 수는 로 쓸 수 있으므로, 첫째항 , 공비 인 등비급수다.
검산. 를 실제로 나눗셈하면 로 순환소수 과 정확히 일치한다(검산 완료).
자주 틀리는 점
- 공비의 범위를 확인하지 않고 등비급수 합 공식을 쓴다. 은 일 때만 성립한다. 이면 급수 자체가 발산하므로 공식을 적용할 수 없다.
- 공비를 잘못 읽는다. 처럼 지수가 인 형태에서 첫째항은 을 대입한 값이지, 괄호 안의 수 자체가 아니다. 일 때 지수가 0이 되어 첫째항이 1이 된다는 점을 놓치기 쉽다.
- 부분합의 수렴과 급수의 수렴을 다른 개념으로 착각한다. 급수의 수렴은 정의 자체가 “부분합의 수열이 어떤 값에 가까워지는가”이므로 둘은 같은 것을 다르게 부르는 말이다.
- 비교 판정의 부등호 방향을 반대로 쓴다. 더 큰 수렴급수와 비교해야 수렴을, 더 작은 발산급수와 비교해야 발산을 결론지을 수 있다. 방향이 반대면 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다.
- 공비가 과 을 포함하는 경계값일 때를 빠뜨린다. 과 은 모두 발산하는 경우이며(단, 은 값이 진동만 하고 무한대로 커지지는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처럼 등호가 없는 부등식이라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
핵심 정리
- 무한급수는 부분합 의 수열이 어떤 값에 가까워지면 수렴, 그렇지 않으면 발산한다.
- 등비급수 은 일 때만 수렴하며, 그 합은 이다.
- 이면 항이 고정된 채 무한히 더해져 발산하고, 이면 항의 크기가 0으로 줄지 않아 발산한다.
- 이미 수렴·발산을 아는 급수와 항의 크기를 비교하면, 정확한 합을 몰라도 수렴·발산 여부는 판단할 수 있다.
- 순환소수는 등비급수로 표현해 정확한 분수 값으로 변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