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문서의 목표: 신호를 시간영역과 주파수영역 두 관점에서 볼 수 있게 되고, 채널용량·신호대잡음비(SNR)·비트에러율(BER)을 공식의 중간 단계까지 직접 계산하며, 잡음·간섭·왜곡·부호간섭을 구분하고 에러검출·정정 방식과 통신방식의 종류를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왜 신호 품질을 숫자로 재야 하는가
03편에서 통신 시스템을 “송신기 → 전송매체 → 수신기”라는 큰 그림으로, 09편에서 전송매체 자체(선로·광케이블)의 물리적 특성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신호가 아무리 좋은 매체를 지나도 잡음(noise)과 왜곡(distortion)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습니다. 정보통신 기술자는 “이 신호가 얼마나 깨끗한가”, “이 회선으로 초당 몇 비트까지 보낼 수 있는가”, “실제로 몇 개의 비트가 틀렸는가”를 숫자로 정량화해야 설계와 품질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편은 그 정량화 도구 전체를 다룹니다.
쉽게 말하면: 09편이 “도로(선로) 자체의 품질”을 다뤘다면, 이 편은 “그 도로 위를 달리는 차(신호)가 얼마나 안전하고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하는가”를 재는 계기판입니다.
1. 시간영역과 주파수영역 — 같은 신호를 보는 두 가지 방법
왜 필요한가
01편에서 사인파를 시간에 따라 오르내리는 파형으로 배웠습니다. 그런데 실제 통신 신호(음성, 디지털 펄스열)는 사인파 하나가 아니라 여러 주파수 성분이 섞인 복잡한 모양입니다. 이 복잡한 신호를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가”로 보는 방식을 시간영역(time domain)이라 하고, “어떤 주파수 성분이 얼마나 섞여 있는가”로 보는 방식을 주파수영역(frequency domain)이라 합니다. 두 관점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야 대역폭 계산, 필터 설계(08편), 변조(07편) 원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화음(和音) 하나를 “시간에 따른 공기 떨림”으로 들을 수도 있고, “도·미·솔이라는 세 음이 섞였다”는 악보로 볼 수도 있습니다. 시간영역이 떨림 그 자체라면, 주파수영역은 그 떨림을 낱개 음으로 분해한 악보입니다.
정의 — 푸리에 급수와 푸리에 변환
프랑스 수학자 푸리에(Fourier)는 “아무리 복잡한 주기 신호라도, 서로 다른 주파수를 가진 여러 개의 단순한 사인파(그리고 코사인파)를 더하면 똑같이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이를 신호 분석에 적용한 두 도구가 있습니다.
- 푸리에 급수(Fourier series): 주기 신호(같은 모양이 일정 간격으로 반복되는 신호)를 기본주파수(fundamental frequency, )의 정수배 주파수를 가진 사인파들의 합으로 분해합니다. 이 정수배 성분을 고조파(harmonics, 하모닉)라 부릅니다.
- 푸리에 변환(Fourier transform): 한 번만 나타나고 반복되지 않는 비주기 신호(펄스 하나 등)를 연속적으로 이어진 주파수 성분의 분포(스펙트럼)로 바꿉니다.
계산·적용 — 구형파의 고조파와 필요 대역폭 감 잡기
디지털 신호(0과 1의 펄스열)는 이상적으로 구형파(square wave, 네모파)에 가깝습니다. 주기 인 구형파가 있다고 합시다.
1단계 — 기본주파수 구하기
2단계 — 고조파 주파수 나열
구형파의 푸리에 급수는 기본주파수의 홀수배(1배, 3배, 5배, 7배…) 성분만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해석: 완벽한 구형파를 재현하려면 이론적으로 무한히 많은 고조파(1, 3, 5, 7…배)가 전부 필요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본파부터 5차 고조파 정도까지만 통과시켜도 사람이나 회로가 “이것은 사각형 모양이구나”라고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재현됩니다. 그래서 이 신호를 일그러짐 없이 보내려면 최소 5kHz까지의 대역폭이 필요하다고 어림잡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신호가 아날로그 신호보다 일반적으로 더 넓은 대역폭을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 사각형에 가까운 급격한 전압 변화를 표현하려면 고주파 성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주 틀리는 점: “구형파는 고조파가 짝수배로도 나온다”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이상적인(듀티비 50%) 구형파는 홀수차 고조파만 가지며, 짝수차 고조파는 이론상 크기가 0입니다.
2. 비트율·신호율과 채널용량
비트율과 신호율(보오율)의 구분
왜 필요한가: 06편에서 PCM 비트율 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실제 전송선로 위에서는 “1초에 몇 번 신호 상태가 바뀌는가”라는 값도 따로 존재하며, 이를 신호율(signaling rate) 또는 보오율(baud rate)이라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비트율은 “실어 나르는 짐(정보)의 총량”이고, 신호율은 “트럭(신호 상태 변화)이 몇 번 오갔는가”입니다. 트럭 한 대에 짐을 몇 개씩 싣느냐에 따라 같은 트럭 횟수로도 나르는 짐의 양이 달라집니다.
한 신호 상태(심볼, symbol)가 몇 비트를 표현하는지는 그 신호가 가질 수 있는 상태(레벨)의 개수 에 따라 정해집니다.
- : 비트율(bit rate, 초당 비트 수, bps)
- : 신호율(signaling rate, 초당 신호 변화 횟수, baud)
- : 한 신호 상태가 가질 수 있는 레벨(상태)의 개수
손계산. 신호율이 2400보오(baud)이고, 한 심볼이 4개의 레벨(2비트를 표현) 중 하나를 나타낸다고 합시다.
1단계 — 레벨당 비트 수 구하기
2단계 — 비트율 구하기
해석: 신호는 초당 2400번만 바뀌지만, 한 번 바뀔 때마다 2비트씩 담기 때문에 실제 비트율은 신호율의 2배인 4800bps가 됩니다. 이 관계는 12편에서 모뎀의 속도를 계산할 때, 07편의 다치 변조(예: QAM)를 이해할 때도 그대로 쓰입니다.
나이퀴스트 채널용량 — 잡음이 없다고 가정할 때
왜 필요한가: 대역폭이 정해진 채널로 보낼 수 있는 최대 비트율(채널용량, channel capacity)이 얼마인지는 통신 시스템 설계의 출발점입니다. 잡음이 전혀 없는 이상적인 채널을 가정한 한계식이 나이퀴스트 채널용량(Nyquist channel capacity)입니다.
- : 채널용량(잡음이 없을 때의 최대 비트율, bps)
- : 채널의 대역폭(Hz)
- : 신호 레벨(상태)의 개수
손계산 1 — 2진 신호(M=2). 대역폭 인 전화 채널에 2진(0, 1 두 상태) 신호를 실을 때 최대 비트율은?
1단계 — 레벨당 비트 수
2단계 — 채널용량
손계산 2 — 8레벨 신호(M=8), 같은 대역폭.
1단계 — 레벨당 비트 수
2단계 — 채널용량
해석: 같은 3000Hz 대역폭이라도 신호의 레벨 수를 2단계에서 8단계로 늘리면 채널용량이 6000bps에서 18000bps로 3배 늘어납니다. 레벨을 늘리는 대신, 각 레벨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신호대잡음비가 그만큼 더 좋아야 한다는 대가가 따릅니다(레벨이 촘촘할수록 잡음에 의해 옆 레벨과 헷갈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섀넌 채널용량 — 잡음이 있는 현실 채널
왜 필요한가: 현실의 모든 채널에는 잡음이 존재합니다. 잡음이 있는 채널에서 오류 없이 전송할 수 있는 이론적 최대 비트율을 구하는 식이 섀넌 채널용량(Shannon channel capacity, 섀넌의 정리)입니다.
- : 채널용량(오류 없이 전송 가능한 최대 비트율, bps)
- : 채널의 대역폭(Hz)
- : 신호대잡음비(신호전력 대 잡음전력의 비율, 배수 — dB 아님에 주의)
손계산. 대역폭 인 전화 채널의 신호대잡음비가 30dB라고 합시다.
1단계 — dB를 배수로 환산
01편에서 배운 대로 이므로, 역으로 풀면 다음과 같습니다.
2단계 — 섀넌 공식에 대입
3단계 — 로그값 계산
4단계 — 최종 채널용량
해석: 신호대잡음비 30dB, 대역폭 3000Hz인 전화선의 이론적 한계는 약 29.9kbps, 즉 30kbps에 조금 못 미칩니다. 실제 초창기 전화선 모뎀의 최고 속도가 33.6kbps 부근에서 벽에 부딪혔던 이유가 바로 이 섀넌 한계 때문입니다. 자주 틀리는 점: 섀넌 공식의 은 반드시 배수(비율) 로 넣어야 합니다. 문제에 dB로 주어졌다면 반드시 1단계처럼 배수로 먼저 바꾼 뒤 대입해야 합니다. dB 숫자를 그대로 대입하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3. 잡음·간섭·왜곡·부호간섭
잡음(noise)의 종류
잡음은 신호에 원치 않게 섞여 드는 전기적 방해입니다.
| 종류 | 원인 | 특징 |
|---|---|---|
| 열잡음(thermal noise) | 도체 내부 전자의 열운동 | 모든 주파수에 고르게 퍼져 있어 백색잡음(white noise)이라고도 함, 완전히 없앨 수 없음 |
| 상호변조잡음(intermodulation noise) | 서로 다른 주파수 신호가 비선형 소자를 지나며 섞임 | 두 신호의 합·차 주파수에 새로운 잡음 성분 생성 |
| 누화(crosstalk) | 인접한 선로·채널 간 전자기적 유도 | 09편에서 다룬 연선을 꼬는 이유가 바로 이 누화를 줄이기 위함 |
| 충격성잡음(impulse noise) | 낙뢰, 스위칭 소자의 순간적 동작 등 | 짧고 크기가 커서 디지털 신호에서 순간적인 오류를 유발하기 쉬움 |
간섭·왜곡
간섭(interference)은 다른 통신 시스템이나 채널에서 온 신호가 원하는 신호에 섞여 방해하는 현상입니다(예: 인접 채널 간섭, 동일 채널 간섭). 잡음이 “무작위적인 전기적 흔들림”이라면, 간섭은 “다른 통신 신호 자체”라는 점이 다릅니다.
왜곡(distortion)은 신호 자체가 전송 과정에서 원래 모양을 잃어버리는 현상입니다.
| 종류 | 원인 | 결과 |
|---|---|---|
| 진폭왜곡(amplitude distortion) | 채널이 주파수마다 감쇠량을 다르게 줌 | 특정 주파수 성분만 약해져 원래 파형 비율이 무너짐 |
| 지연왜곡(delay distortion, 위상왜곡) | 채널이 주파수마다 신호를 통과시키는 속도(전달 지연)를 다르게 함 | 여러 주파수 성분이 도착 시각이 어긋나 겹쳐, 파형이 뭉개짐 |
| 비선형왜곡(nonlinear distortion) | 증폭기·회로 소자가 입력과 출력이 정비례하지 않는 구간에서 동작 | 원래 신호에 없던 새로운 주파수 성분(고조파 왜곡)이 생겨남 |
부호간섭(ISI)
왜 필요한가: 대역폭이 제한된 채널로 디지털 펄스를 연속으로 보내면, 각 펄스가 채널을 지나며 시간적으로 퍼지는(spreading) 현상이 생깁니다. 이렇게 퍼진 펄스의 꼬리가 바로 다음에 오는 펄스 자리까지 침범하면, 수신 측은 지금 도착한 것이 원래 심볼의 신호인지 이전 심볼이 새어 들어온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이 현상을 부호간섭(ISI, InterSymbol Interference, 심볼간간섭)이라 부릅니다.
쉽게 말하면: 좁은 복도에서 여러 사람이 줄지어 걸어갈 때, 앞사람의 발소리 잔향이 채 사라지기 전에 뒷사람이 말을 걸면 무슨 말인지 헷갈리는 것과 같습니다.
자주 틀리는 점: ISI는 잡음처럼 “외부에서 섞여 드는” 방해가 아니라, 채널의 대역폭 제한 자체가 원인이 되어 신호 스스로 자신의 다음 심볼을 방해하는 현상입니다. 그래서 잡음을 아무리 줄여도 ISI는 사라지지 않으며, 대역폭을 넓히거나 08편에서 다룰 필터(예: 레이즈드코사인 필터처럼 펄스가 정해진 시점 이외에는 0이 되도록 설계한 필터)로 펄스 모양 자체를 관리해야 줄일 수 있습니다.
4. 신호대잡음비(SNR) 계산
왜 필요한가: 앞서 섀넌 공식에서 이미 을 썼듯, 신호대잡음비는 통신 품질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입니다. 신호대잡음비(SNR, Signal-to-Noise Ratio)는 신호전력과 잡음전력의 비율입니다.
- : 신호전력(신호가 가진 전력, watt 또는 mW)
- : 잡음전력(잡음이 가진 전력, watt 또는 mW)
- : 신호대잡음비(단위 없는 순수 배수)
- : 데시벨로 표현한 신호대잡음비(01편의 전력비 dB 공식 그대로 적용)
손계산. 수신단에서 측정한 신호전력이 2mW, 잡음전력이 0.002mW라고 합시다.
1단계 — 배수로 된 SNR
2단계 — dB로 환산
해석: 신호가 잡음보다 1000배(30dB) 강합니다. 통신 품질 기준으로 볼 때 30dB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며, 이 값을 앞의 섀넌 공식에 대입하면 그 채널이 이론적으로 낼 수 있는 최대 비트율까지 이어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자주 틀리는 점: SNR이 낮을수록(잡음이 신호에 비해 클수록) 품질이 나쁜 것인데, “SNR이 크면 나쁘다”고 거꾸로 외우는 실수가 흔합니다. SNR은 클수록 좋은 지표입니다.
5. 비트에러율(BER) 계산
왜 필요한가: SNR이 이론적인 품질 지표라면, 비트에러율(BER, Bit Error Rate)은 실제로 전송된 결과를 놓고 “얼마나 틀렸는가”를 직접 세는 실측 지표입니다.
- : 비트에러율(단위 없는 비율, 보통 매우 작은 소수 또는 지수 표기로 표현)
- : 전송 중 오류가 발생한 비트 수
- : 전송한 전체 비트 수
손계산. 1000만 비트(10Mbit)를 전송했는데 그중 5비트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합시다.
1단계 — 값 대입
2단계 — 지수 표기로 정리
해석: 1000만 비트 중 5비트, 즉 0.00005퍼센트가 틀렸다는 뜻입니다. BER은 매체와 환경에 따라 요구 수준이 크게 다릅니다.
| 매체·환경 |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BER 수준 |
|---|---|
| 광케이블 유선 간선망 | – 수준의 매우 낮은 오류율 요구 |
| 일반 동선 LAN | – 수준 |
| 무선(이동통신) 채널 | 페이딩·간섭이 많아 – 수준까지도 허용, 대신 11편의 에러정정·재전송으로 보완 |
자주 틀리는 점: SNR이 높다고 BER이 곧바로 0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SNR이 높을수록 BER이 낮아지는 경향은 있지만(신호와 잡음을 구분하기 쉬워지므로), 변조 방식(07편)·레벨 수 ·채널 환경에 따라 같은 SNR에서도 BER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두 지표는 “원인(SNR)과 결과(BER)“에 가까운 관계이지 하나의 값에서 다른 값이 기계적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6. 에러검출·정정 — 블록코드와 컨벌루셔널코드
패리티비트 — 가장 단순한 에러검출
왜 필요한가: BER이 0이 될 수 없다면, 오류가 생겼다는 사실이라도 알아채거나(검출), 나아가 스스로 고칠 수 있어야(정정) 합니다. 가장 단순한 방법이 패리티비트(parity bit)입니다.
쉽게 말하면: 데이터 끝에 “1의 개수가 짝수(또는 홀수)가 되도록” 맞춰 주는 비트 하나를 덧붙여, 나중에 그 규칙이 깨졌는지만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손계산. 전송할 데이터가 1011001(1이 4개, 짝수 개)이고, 짝수 패리티(전체 1의 개수를 짝수로 맞추는 방식)를 쓴다고 합시다. 이미 1의 개수가 4개(짝수)이므로 패리티비트는 0이 되어, 전체 전송 비트는 10110010이 됩니다. 수신 측은 받은 8비트에서 1의 개수를 다시 세어 짝수인지 확인합니다. 짝수이면 통과, 홀수이면 오류로 판정합니다.
한계: 패리티비트는 1비트 오류만 검출할 수 있습니다. 짝수 개(2비트, 4비트…)의 비트가 동시에 틀리면 1의 개수의 짝·홀 여부가 그대로 유지되어 오류를 놓치게 됩니다. 또한 어디가 틀렸는지 위치는 알려주지 못해 정정은 불가능하고 검출만 가능합니다.
블록코드 — 해밍코드
왜 필요한가: 오류를 검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정정까지 하려면 더 정교한 부호가 필요합니다. 해밍코드(Hamming code)는 데이터 비트 사이사이에 여러 개의 패리티비트를 배치해, 오류가 발생한 정확한 위치까지 찾아내는 대표적인 블록코드(block code)입니다.
두 코드워드(codeword) 사이에 서로 다른 비트가 몇 개인지를 나타내는 값을 해밍거리(Hamming distance)라 하며, 부호가 가질 수 있는 최소 해밍거리 이 그 부호의 오류 검출·정정 능력을 결정합니다.
- : 정정 가능한 오류 비트 수
- : 그 부호가 갖는 코드워드들 사이의 최소 해밍거리
- : 소수점 이하를 버리는 바닥함수(floor function)
손계산. 데이터 4비트에 패리티비트 3개를 더해 만드는 대표적인 해밍코드인 (7,4) 해밍코드는 을 가집니다.
해석: (7,4) 해밍코드는 1비트 오류까지는 스스로 찾아 정정할 수 있고, 2비트 오류는 (정정은 못 하지만) 오류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검출할 수 있습니다. 해밍거리가 클수록 더 많은 오류를 검출·정정할 수 있지만, 그만큼 실제 데이터 이외에 덧붙이는 여분 비트(오버헤드)도 늘어난다는 절충 관계가 있습니다.
CRC — 순환중복검사
CRC(Cyclic Redundancy Check, 순환중복검사)는 데이터를 하나의 큰 이진수로 보고, 미리 정해진 생성다항식(generator polynomial)으로 나눈 나머지를 데이터 끝에 붙여 보내는 방식입니다. 수신 측은 받은 전체 데이터를 같은 생성다항식으로 다시 나눠 보고, 나머지가 0이면 정상, 0이 아니면 오류로 판정합니다. 나눗셈이라는 수학적 구조 덕분에 패리티비트 하나로는 놓치는 연속된 여러 비트 오류(버스트 오류, burst error) 도 높은 확률로 잡아낼 수 있어, LAN(이더넷 프레임)이나 저장장치에서 널리 쓰입니다.
컨벌루셔널코드
컨벌루셔널코드(convolutional code, 길쌈부호)는 블록코드처럼 데이터를 일정 크기 블록으로 끊어 처리하는 대신, 시프트레지스터(shift register, 비트를 한 칸씩 밀어 저장하는 회로)를 이용해 현재 입력 비트뿐 아니라 이전 몇 개의 입력 비트까지 함께 참고해 출력 비트를 만듭니다. 몇 개의 이전 비트까지 참고하는지를 구속장(constraint length, )이라 하고, 입력 비트 수 대비 출력 비트 수의 비율을 부호율(code rate, , 입력 비트당 출력 비트)이라 합니다. 구속장이 길수록, 부호율이 낮을수록(여분 비트를 많이 붙일수록) 오류 정정 능력은 좋아지지만 전송 효율은 떨어집니다. 수신 측에서는 비터비 알고리즘(Viterbi algorithm)이라는 방법으로 가장 그럴듯한 원래 비트열을 역으로 추정해 복원합니다.
자주 틀리는 점: 블록코드는 “묶음 단위”로 정정 여부를 판단하지만, 컨벌루셔널코드는 이전 비트들과의 연속적인 관계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접근 방식이 다릅니다. 두 방식 중 하나가 항상 우월한 것이 아니라, 이동통신망(11·19편에서 다루는 무선 채널처럼 오류가 연속으로 몰려오는 환경)에서는 컨벌루셔널코드 계열이 특히 많이 쓰입니다.
7. 통신방식의 분류
신호가 흐르는 방향에 따라
| 방식 | 정식 명칭 | 설명 | 예시 |
|---|---|---|---|
| 단방향(simplex) | 한쪽으로만 전송 | 송신 전용 장치와 수신 전용 장치가 고정 | 라디오·TV 방송 |
| 반이중(half-duplex) | 양방향이지만 동시에는 한쪽만 | 번갈아 가며 송신·수신, 동시에는 불가 | 무전기 |
| 전이중(full-duplex) | 양방향 동시 전송 | 송신·수신을 동시에 수행 | 일반 전화 통화 |
비트가 정렬되는 방식에 따라
- 직렬 전송(serial transmission): 한 가닥의 선을 통해 비트를 하나씩 순서대로 보냅니다. 배선이 단순하고 장거리에 유리해, 오늘날 대부분의 통신(USB, 시리얼 통신, 광케이블)이 이 방식을 씁니다.
- 병렬 전송(parallel transmission): 여러 가닥의 선을 동시에 사용해 여러 비트를 한 번에 보냅니다. 짧은 거리에서는 빠르지만, 거리가 길어지면 선마다 도착 시각이 미세하게 어긋나는 왜곡(스큐, skew)이 커져 불리해집니다.
타이밍을 맞추는 방식에 따라
- 동기식 전송(synchronous transmission): 송신 측과 수신 측이 같은 타이밍(클록)을 공유하며 큰 블록 단위로 연속 전송합니다. 블록 앞에 동기용 특수 문자만 넣으면 되어 효율이 높지만, 타이밍을 맞추는 장비가 더 정교해야 합니다.
- 비동기식 전송(asynchronous transmission): 문자(또는 짧은 단위)마다 시작을 알리는 스타트비트(start bit)와 끝을 알리는 스톱비트(stop bit)를 붙여, 문자 사이에는 타이밍이 어긋나도 상관없게 만든 방식입니다. 구조가 단순해 저속 통신(UART 기반 시리얼 통신 등)에 널리 쓰이지만, 매 문자마다 여분 비트가 붙어 동기식보다 전송 효율은 떨어집니다.
자주 틀리는 점: “비동기식이 동기식보다 무조건 느리다”는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정확히는 여분 비트(스타트·스톱비트)로 인한 효율 손실이 있는 것이지, 회선 자체의 속도(비트율)가 느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 정리
- 주기 신호는 푸리에 급수로 기본주파수의 정수배(고조파)로 이루어진 사인파들의 합으로, 비주기 신호는 푸리에 변환으로 연속 스펙트럼으로 분해할 수 있다.
- 비트율 , 나이퀴스트 채널용량 (잡음 없음), 섀넌 채널용량 (잡음 있음, 은 반드시 배수로 대입)이다.
- 잡음(열잡음·상호변조잡음·누화·충격성잡음)은 외부에서 섞이는 방해, 왜곡(진폭·지연·비선형)은 신호 자체가 일그러지는 현상, 부호간섭(ISI) 은 대역제한으로 펄스가 퍼져 다음 심볼을 침범하는 현상이다.
- (dB는 ), 이며, SNR은 클수록·BER은 작을수록 품질이 좋다.
- 패리티비트는 1비트 오류 검출만, 해밍코드 같은 블록코드는 최소 해밍거리로 검출·정정 범위가 정해지며, CRC는 나눗셈 나머지로 버스트 오류까지 잡고, 컨벌루셔널코드는 이전 비트와의 연속적 관계를 이용해 정정한다.
- 통신방식은 방향(단방향·반이중·전이중), 정렬(직렬·병렬), 타이밍(동기·비동기) 세 기준으로 분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