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문서의 목표: 이 파일을 다 읽으면 수열을 명시적 공식과 재귀적 정의(점화식)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고, 간단한 점화식을 직접 대입해 계산하며, 수학적 귀납법으로 그 결과를 증명할 수 있다.
왜 재귀적으로 정의하는가
09~11편에서는 조합이나 정수처럼 “한 번에 계산되는” 값들을 다뤘다. 그런데 실제 문제 중에는 “이번 항이 바로 앞 항에 의해 결정되는” 구조가 많다. 예를 들어 계단을 한 칸 또는 두 칸씩 오를 때 번째 계단까지 오르는 방법의 수는, 번째까지의 방법 수와 번째까지의 방법 수를 알면 바로 계산할 수 있다(마지막 한 걸음이 한 칸이었는지 두 칸이었는지로 나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전 항으로 다음 항을 정의하는 방식이 점화관계이며, 명시적 공식을 찾기 어려운 문제도 점화식으로는 쉽게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하면: 점화식은 “다음 항 = 이전 항들로 만든 규칙”이라는 재귀적인 설계도다.
수열의 정의와 표현
정의
수열(sequence)은 자연수(또는 0 이상의 정수) 집합을 정의역으로 하는 함수로, 각 항을 또는 처럼 아래첨자(인덱스, index)로 나타낸다. 수열을 나타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명시적 공식(closed-form formula): 항의 번호 을 대입하면 바로 그 항의 값이 나오는 공식. 예: .
재귀적 정의(recursive definition, 점화관계): 처음 몇 항의 값(초기조건, initial condition)과 이전 항들로 다음 항을 구하는 규칙(점화식, recurrence relation)으로 수열을 정의하는 방식.
작은 예시로 검산
, ()로 정의된 수열의 처음 5개 항을 구해 보자.
결과 해석: 이 수열은 2, 5, 8, 11, 14로, 매번 3씩 커지는 등차수열이다. 명시적 공식으로 바꾸면 이며, 를 대입하면 로 재귀적 정의 결과와 일치한다.
등차수열과 등비수열의 점화식
등차수열
등차수열(arithmetic sequence)은 이웃한 두 항의 차(공차, common difference)가 항상 일정한 수열이다. 점화식으로는 (단, 는 공차)로 쓰고, 명시적 공식은
이다. 이 공식이 성립하는 이유는 에서 시작해 까지 가려면 공차를 번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등비수열
등비수열(geometric sequence)은 이웃한 두 항의 비(공비, common ratio)가 항상 일정한 수열이다. 점화식은 (단, 은 공비)이고, 명시적 공식은
이다. 에 공비 을 번 곱해야 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작은 예시로 검산
, 공비 인 등비수열의 6번째 항을 점화식과 명시적 공식 두 가지로 구해 검산해 보자.
점화식으로 하나씩 계산: 이므로 이다.
명시적 공식으로 계산:
두 방법의 결과가 96으로 일치한다.
재귀적 정의(계단 오르기 예제)
정의
번째 계단까지 한 번에 1칸 또는 2칸씩 오르는 방법의 수를 이라 하자. 마지막 한 걸음을 기준으로 나눠 생각하면, 마지막 걸음이 1칸이었다면 그 전까지는 가지 방법으로 번째 계단에 있었을 것이고, 마지막 걸음이 2칸이었다면 가지 방법으로 번째 계단에 있었을 것이다. 이 두 경우는 서로 배타적이므로(합의 법칙, 09편 참고) 다음 점화식이 성립한다.
초기조건은 (1칸짜리 계단은 1칸으로 오르는 방법 1가지), (2칸짜리 계단은 “1칸+1칸” 또는 “2칸”의 2가지)다.
작은 예시로 검산
을 구해 보자.
결과 해석: 1, 2, 3, 5, 8, 13으로 이어지는 이 수열은 피보나치 수열(Fibonacci sequence)과 정확히 같은 규칙이다. 계단 오르기 문제가 왜 피보나치 수열과 같은 답을 가지는지는, 두 문제 모두 “바로 앞 두 상태의 합으로 다음 상태가 정해진다”는 같은 재귀 구조를 가지기 때문이다. 일 때 직접 6칸을 1칸·2칸 조합으로 나열해 세어 보면(1+1+1+1+1+1, 2+1+1+1+1, 1+2+1+1+1, … 등) 실제로 13가지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전부 나열하는 것은 번거롭지만 원리상 검증 가능하다는 뜻이다).
점화식과 수학적 귀납법의 연결
점화식으로 정의된 수열의 명시적 공식을 “추측”했다면, 그 추측이 모든 에 대해 성립하는지는 수학적 귀납법(05편 참고)으로 증명해야 한다. 절차는 다음과 같다.
- 기초 단계(base case): 이 초기값일 때 추측한 공식이 점화식의 초기조건과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 귀납 가정(induction hypothesis): 일 때 공식이 성립한다고 가정한다.
- 귀납 단계(induction step): 일 때도 공식이 성립함을, 점화식과 귀납 가정을 이용해 유도한다.
- 결론: 1~3단계로 모든 초기값에 대해 공식이 성립함이 증명된다.
작은 예시로 검산
앞의 등차수열 , 에 대해 명시적 공식 이 모든 에서 성립함을 수학적 귀납법으로 증명해 보자.
기초 단계: 일 때 공식 값은 이고, 정의된 초기조건 와 일치한다.
귀납 가정: 일 때 이 성립한다고 가정한다.
귀납 단계: 점화식 에 귀납 가정을 대입하면
이므로 일 때도 공식이 성립한다.
결론: 기초 단계와 귀납 단계가 모두 확인되었으므로, 수학적 귀납법에 의해 모든 에 대해 이 성립한다.
자주 틀리는 점
- 초기조건을 빠뜨리고 점화식만 쓴다. 점화식만으로는 수열이 유일하게 정해지지 않는다. 반드시 시작 항의 값을 명시해야 한다.
- 재귀적 정의와 명시적 공식을 혼동한다. 점화식은 “이전 항을 알아야 계산 가능”하고, 명시적 공식은 “번호만 알면 바로 계산 가능”하다는 차이를 구분해야 한다.
- 귀납법의 귀납 단계에서 점화식을 쓰지 않고 그냥 공식을 대입해 검산하듯 넘어간다. 귀납 단계는 반드시 점화식(재귀 정의)과 귀납 가정을 명시적으로 사용해 의 값을 유도해야 하며, 단순히 공식이 맞다고 확인하는 것으로는 증명이 되지 않는다.
- 계단 오르기 같은 조합적 점화식을 세울 때 마지막 단계가 아니라 첫 단계를 기준으로 나눈다. 첫 단계로 나누면 이후 상태들이 서로 겹치거나 세는 기준이 꼬이기 쉬우므로, 마지막 선택을 기준으로 나누는 습관이 점화식을 세우는 표준 방법이다.
핵심 정리
- 수열은 명시적 공식(번호로 즉시 계산)과 재귀적 정의(이전 항 + 초기조건)로 표현할 수 있다.
- 등차수열 점화식 의 명시적 공식은 , 등비수열 점화식 의 명시적 공식은 이다.
- 계단 오르기처럼 “마지막 선택”을 기준으로 경우를 나누면 같은 점화식을 세울 수 있으며, 이는 피보나치 수열과 같은 구조다.
- 점화식에서 얻은 명시적 공식의 정당성은 수학적 귀납법(기초 단계 + 귀납 단계)으로 증명한다.
마무리 복습
참고 자료
-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독학학위제 — 이산수학 출제기준 중 점화관계(수열의 재귀적 정의, 등차·등비 점화식) 항목 확인